방구석 사색가 C Villain
(2) 소설인 줄 알았지만 현실이었다 (from. 럭키드로우) 본문
'럭키드로우'와 '마세슾'이라는 '퍼스널 브랜딩' 채널을 만든 '앤드류'님을 알게 된 건 작년 1월이었다. 인스타그램 마케팅과 유튜브를 통해 자신의 브랜드화에 성공한 이야기, 그러기까지의 과정을 담아낸 그의 진솔한 영상들은 흥미로웠다. 혼자서 무언가를 해내고 싶다는 욕구에 허덕이던 나에게 단비 같은 채널이어서 구독을 누른 기억이 난다. 하지만 그때는 앤드류님의 개인 이야기보다 상대적으로 어떻게 사람들을 모으는지에 대한 스킬? 같은 것들에만 집중을 했었고, 이후에는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고 살았다.
그러다 '앤드류'님이 '럭키드로우'란 책을 내놓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동안 영상으로 내놓았던 브랜딩 얘기 말고 또 전할 말이 있는 것인가? 그동안 내가 몰랐던 무언가가 더 추가된 건가? 그런 마음으로 책을 구매하게 되었다.
그리고 옛날에 정말 재밌게 읽었던 소설을 읽는 것 마냥 빠져들었다. '그때 들은 이야기가 이때구나', '어 한국으로 돌아왔다 했는데.. 또 회사에 들어갔던 거야?', '내가 혼자서라도 저렇게 열심히 하면 선배들이 엄청 좋아했겠네'. 그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허탈한 감정에 공감하기도 하고, 대단하다 느끼기도 하고, 배신감에 안쓰럽기도 했다.
「인생의 레버를 당기는 걸 두려워하지마」
그의 이야기를 관통하는 하나의 주제 '인생의 레버를 당겨라'. 상투적인 표현을 매력적으로 표현한 게 인상 깊다. 그렇다. 우리가 태어나면서 죽을 때까지 맞닥뜨리는 '선택'에 대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이 진부한 교훈이 그의 이야기를 통해 신선하게 환기되었다. 어릴 적 들어왔던 '인생의 선택'이라는 교훈이 새로운 흥분감, 고양감으로 다시 살아난 것이다.
이 책은 인생의 첫 선택의 망설임·고민을 가진 10대, 20대 젊은 친구들은 물론, 새로운 도전을 망설이는 30, 40대의 이름 모를 사람들의 등을 밀어 줄 수 있는 정말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성이 아닌 감성으로 고양시키기 때문이다. 그런데 책에서도 앤드류님이 언급하지만 '누구나 좋아하는 일을 하며 원하는 삶을 살 수 없다'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두 가지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감히 말하건대, 지난 살아온 과정에서 자신의 의지대로 스스로 '선택'을 해온 사람들은 책임을 질 줄 안다. 스스로 한 선택은 '자신이 좋아서 한 선택' 일 수도 있고, '어쩔 수 없이 한 선택'일 수도 있다. 중요한 건 본인이 마음먹고 선택을 했다는 것이다(어쩔 수 없이 선택에 몸을 맡기는 것이 아니다. 어쩔 수 없지만 이것이라도 선택하겠다는 태도이다).
그들은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진다. 책임을 진다는 것은 지금 하고 있는 일, 작업을 소홀히 하지 않는 마음이다. 그런 사람들은 일이 힘들고 자신과 맞지 않다고 불평할지언정 대충 하지 않는다. 대충 하지 않는 사람들은 반드시 무언가를 배운다. 그것은 자신의 무기(타이탄 도구)가 된다. 어느 날 생긴 자신의 무기를 보면 누가 위와 같은 불평을 하겠는가.(그것은 다른 시작을 위한 타이탄의 도구가 된다)
'이렇게 말하는 글쓴이는 얼마나 대단하길래 시건방진 말을 하는가'라고 생각할 수 있다. 전혀 대단하지 않다. 다만, 나는 스스로 '선택'을 한 사람이다. 사관학교를 가기 위해 3수를 했다. 하늘이 도와서 가까스로 합격했다. 내가 생각하던 군대와 전혀 다른 군대를 경험했다. 졸업하고 장교가 되었다. 무슨 일인지 모를 것에 매일 책상 앞에서 야근하고 주말에 출근하기도 했다. 이게 회사 생활인지 군 생활인지 싶었다.
이럴 바에야 극한의 군인정신을 경험하고 싶었다. 잠수함을 탔다. 문제가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나한테 있음을 깨달았다. 그러다 동해를 지키는 사령부로 가게 되었다. 해군이 동해를 지키는 모습을 두 눈으로 보게 되었다. 동해를 지키는 해군이 강해지기 위한 4개의 큰 훈련을 계획하고 무사히 끝냈다. 해군임이 자랑스러웠지만 더 이상 내가 성장할 곳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군을 나왔다.
지난 10년의 인생을 살면서 3수를 선택하고, 장교를 선택하고, 잠수함을 선택하고, 전역을 선택했다. 나는 경제적으로 성취한 것이 없다. 그렇다고 엄청난 전문지식을 쌓아서 누군가에게 '나 이런 사람이오!' 하고 자랑스럽게 떠들고 다닐 위치도 아니다. 나도 다시 도전하고 있을 뿐이다.
다만 매 순간 스스로 한 결정을 보며 말할 수 있다. 동년배들에 비해서 육체적·정신적으로 고생한 경험은 10% 안에 든다고. 그런 고생을 통해 많은 것을 얻었다. 나 같은 아싸여도 남을 위해 언제 행동하고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 알게 되었다. 실전으로 생각해 극도의 긴장을 느끼며 내 위치에 붙어 임무를 해봤다. 문서를 작성하고 다른 부서의 협조를 따낼 수 있었다. 모든 것을 총괄해 계획을 작성하고 실제로 집행도 해보았다.
앤드류님의 미국 시절 경험이 항상 좋은 일만은 아니었듯, 나 역시 '군대 X같다. 나가고 싶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그러나 앤드류님이 미국 경험을 선택하지 않았다면 오늘날의 앤드류를 상상하기 힘들 듯 나 역시 그렇다.
「소설을 현실로 바꾸는 인간의 비밀」
첫 번째 이야기가 경험적이고 개인적인 측면이 강하다면, 두 번째는 과학적인 이야기다. 자기계발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은 '자신의 주변을 바꾸라'라는 말을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그러면 자신의 무의식이 환경의 영향을 받아 긍정적이고 성공을 향할 것이라고 말이다.
근거 없는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의 뇌는 무수한 신경세포의 모임이다. 그리고 물 마시기, 손을 들어 물건 잡기, 책 읽기, 고개를 돌려 스트레칭하기 같은 모든 행동들에서 우리의 뇌는 '배선'이라는 신경세포의 활성화(연결)를 일으킨다. 우리가 주로 사용하는 '배선'이 강화되면서 주변 환경을 채워 나간다.
이것을 뇌과학에서 '적소'라고 한다. 쉽게 말해, 자신의 관심사, 해야 할 것들로 하루를 채우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재밌는 것을 보고 싶으면 유튜브 시청하기, 수다 떨고 싶으면 친구를 불러 얘기하기, 새 옷을 사고 싶으면 인터넷 쇼핑몰을 뒤져보기, 직장에서 일하기 같은 활동이다.
이런 '적소'를 가진 인간들이 모여 함께하는 '사회적 현실'을 만들어 낸다. 인간이 다른 동물과 구별되는 점은 '사회적 현실'을 구축할 수 있는 뇌의 능력 때문이다. '사회적 현실'은 '국가'라는 개념을 만들고, '법'을 지키게 만들고, '회사'라는 이익집단을 만들며, '돈'이라는 개념을 가치화 시킨다.
인간은 이런 '사회적 현실'을 통해 서로 부족한 것을 채우고 협조하며 삶을 이어간다. 농부들이 쌀을 재배하면 우리가 회사에서 일해서 번 돈으로 사 먹는 것 같은 관계 말이다. 인간은 서로에게 필연적으로 영향을 끼치고 받을 수밖에 없는 존재인 것이다.(상대의 존재가 나의 '배선'상태에 큰 영향을 주고, 나도 상대에게 영향을 주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주변을 내가 원하는 삶과 가까운 것들로 채워나간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우리의 뇌 신경세포는 지속적인 경험을 통해 다시 '배선'을 생성하고 강화해 나간다. '럭키드로우'라는 인생의 스토리를 지속적으로 간접경험해라. 우리의 뇌의 '배선'은 거기에 맞추어 바뀌고 강해진다.
「언제든 만날 수 있는 타이탄」
물론 단순한 희망고문이 되지 않으려면 적극적인 실행력과 자기 객관화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다만 '럭키드로우'같은 책을 읽고, 성공한 사람들의 삶을 간접경험하는 것으로 우리의 뇌는 경험하고 '배선'을 강화한다. 그것이 우리를 도전으로 이끌고 행동하게 만든다. 행동하면 단 1%의 가능성이라도 생기지만 행동하지 않으면 0%이다.
그것이 우리가 이런 사람들을 우리 주위에 채워야 할 이유이다. 그럼 의문이 든다. 성공한 사람들이 주위에 널린 것도 아닌데 일상을 어떻게 이런 사람으로 채워 넣는가? 어렵지 않을 것이다. 집 근처에 서점이나 도서관을 검색해보자. 그곳에서 당신보다 성공한 수많은 사람들이 당신에게 답을 주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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