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사색가 C Villain
(5) [다이어트 지식 ①] 다이어트 성공을 위한 우리 몸 바로알기 (from. 핏블리의 운동 호르몬 생리학) 본문
평소에는 늘 오전에 운동을 나간다. 유튜브에서 운동 전에 카페인을 섭취하면 운동 수행능력에 도움을 준다고 하여 헬스장 입구에 들어가기 전 근처 편의점에서 1200원짜리 '민생 쓴 커피'를 산다. 카운터에 트레이너분들과 인사를 하고 회원들에게 대여하는 운동복을 입는다.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도열되어 있는 러닝머신 중 한 개를 선택해 앞에선다. 시간 가는 줄 모르게 걸으라고 디스플레이가 설치되어 있지만, 딱히 볼 게 없어서 그저 스마트폰을 만지며 걷는다.
대부분 유튜브 영상을 보거나, 네이버 웹툰을 보면 10분이 훌쩍 지나간다. 그렇게 워밍업의 시간이 끝난다. 런닝머신이 완전히 멈추고 한번 더 '민생 쓴 커피'를 홀짝 하면서 든 생각.
'진짜 효과있는 건가?'
집중해서 공부하는게 싫어서 유명한 트레이너이자 유튜버인 핏블리님의 책을 구입했다. 그리고 절망했다. 한 문장 읽을 때마다 글자를 노려보지 않으면 이해가 어려운 문장에... 두뇌 풀가동을 해도 기억이 남아 있지를 않아서 펜으로 끄적이며 나름대로 정리를 하기도 했다.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아 이제는 블로그에 최대한 간단하게 정리를 해서 이해하려고 한다. 그리고 이 작업이 나와 같은 어려움을 겪는 분들에게도 도움이 되면 기쁠 것 같다.
호르몬 운동생리학이니 당연히 호르몬 이야기가 먼저 나왔다. '건강'을 위해, '다이어트'나 '근육 빵빵'을 위해 , 계기가 무엇이던 간에 '호르몬'이 시작이자 끝이라고 한다. 우리가 두려움, 기쁨, 슬픔, 쾌락 등의 감정을 느끼는 것부터 소화작용, 팔들기, 엉덩이 긇기같은 신체의 모든 행동에 까지 호르몬이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수용체, 무슨 회로, 등등 어려운 생물용어가 많지만 '생물학' 관련 직종을 가지거나, 관련 분야에 많은 지식을 가지지 않은 이상 한 번에 이해하기 어려워 보인다. 정확한 용어를 모르더라도 몸에서 호르몬이 어떻게 일을 하는지 직관적인 이해만 한다면 살아가는데 충분한 지식을 얻을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어려운 용어는 최대한 쉬운 말로 대체해 보겠다.
「호르몬을 이해하자」
우리의 몸속에서 소통을 하는 수단이 2가지이다. 신경세포들이 서로 바통터치를 하며 자극을 전달하는 '신경계', 호르몬이 혈관을 타고 유유히 흘러 반응을 일으키는 '내분비계'. '신경계'는 자극에 대한 전달이 빠른만큼 반응도 즉각적으로 일어나고 사라진다. 반면, '내분비계'는 신경계보다 상대적으로 느리게 전달하지만, 일정시간동안 반응을 유지하는 특징이 있다.
1) 호르몬 작동 메커니즘
'호르몬'이 작용하는 메커니즘 역시 2가지 형태이다. 'Positive feedback(양성 되먹임)', 'Negative feedback(음성 되먹임)'이라고 하는데, 그냥 '양성작용', '음성작용'이라고 하겠다.
'양성작용'은 'A가 증가하기 시작하면 A를 더 많이 증가하게 촉진하는 작용'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음성작용'은 'A가 증가하면 더 이상 증가하지 못하게 막는 작용'을 뜻한다.
몸에서 '음성작용'으로 작동하는 친숙한 호르몬이 '인슐린'이다. '인슐린'은 혈관 내부에 포도당의 농도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분비되어 세포들이 포도당을 흡수하게 해 혈관 내부의 포도당 농도를 낮추는 역할을 한다.
'양성작용'의 경우 '옥시토신'이 대표적이라고 한다. 여성이 출산 시 옥시토신의 분비를 통해 자궁을 수축하면서 아기가 밖으로 나가도록 출산을 유도한다는데, 출산을 마칠 때까지 옥시토신은 더더욱 분비가 촉진된다고 한다.
2) 호르몬이 일하는 방법(특이성)
몸에는 성장호르몬, 에피네프린, 갑상선 자극 호르몬, 인슐린, 글루카곤 등등 수많은 종류의 호르몬이 있다. 이런 다양한 호르몬이 몸을 돌아다니면서 무분별하게 이곳저곳에 반응을 일으키지는 않는다. 인슐린처럼 혈관의 포도당 농도에 따라서 특정한 반응을 일으키려면 호르몬이 특정 위치에 도착해서 일을 하게 만드는 방법이 별도로 있는 것이 아닐까?
우리의 세포는 만들어질 때부터 자신이 받아들일 수 있는 호르몬이 정해져 있어서 호르몬 모양에 맞는 바구니를 가지고 있다. 호르몬은 혈관을 흘러 이동하다가 자신의 바구니에 쏙 들어가기만 하면 세포는 호르몬이 온 것을 깨닫고 호르몬이 왔을 때 해야 하는 정해진 일을 하기 시작한다.
위에서 세포가 가진 '바구니'를 '호르몬 수용체'라는 고급진 단어로 말한다. 호르몬마다 세포를 통과하거나 통과하지 못하는 호르몬들이 있기에 세포는 거기에 맞추어 세포 표면과 내부에 알맞은 바구니들을 지니고 있다.
「몸이 에너지를 사용하는 과정」
식사를 통해 에너지를 보충한다는 사실은 본인이 살아있다면 당연히 알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에너지원을 있어 보이게 '탄·단·지(탄수화물, 단백질, 지방)'라고 부른다는 것도 흔한 상식이다. 이중 탄수화물은 분해되면 '포도당'이 된다.
다이어트할 때 '포도당' 많이 먹지 말라는 소리도 들어봤을 것이다. 그렇기에 포도당으로 이루어진 음식에 입을 대면 왠지 모를 찝찝한 기분을 느낀다. 포도당을 어느 정도 먹어야 적당한 걸까?
우리 몸이 에너지를 생성하기 위해 이용하는 자원은 2가지이다. '포도당'과 '지방'. '단백질'은 에너지로 사용될 경우 분해를 하여 '포도당' 합성에 사용되며, 대부분 근육, 피부, 장기, 머리카락 등 우리 몸을 구성하는 모든 세포의 합성에 이용되기에 에너지원의 용도로서 사용되는 경우는 드물다.
세포는 포도당과 지방을 에너지로 활용하기 위해 공정과정을 거쳐 'ATP'라는 '에너지 캡슐'을 만든다. 그리고 이런 에너지 캡슐을 톡톡 깔 때마다 에너지가 생성된다. 회사를 유지하려면 기본적으로 '인건비'라는 고정 유지비가 존재하듯이 세포도 존재하는 자체만으로 유지비를 지출하기 위해 '에너지 캡슐(ATP)'를 사용한다.
기본 유지비에 더하여 등이 가려울 때 손으로 긁으려면 추가적인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당연히 이런 '에너지 캡슐'을 더 많이 사용해야 한다. 그렇다면 포도당과 지방을 이런 에너지 캡슐로 만들 때는 어떤 경우일까? 그냥 두 자원을 있을 때마다 막무가내로 사용할까?
「무산소 운동 vs 유산소 운동」
다이어트를 시작하기 위해 운동 방법의 2가지 종류에 대해 들어보았을 것이다. '무산소 운동'과 '유산소 운동'이다. 그리고 살을 빼려면 '무산소 운동'과 병행하여 '유산소 운동'을 반드시 하라는 말을 많이 한다. '포도당과 지방을 언제 에너지 캡슐로 만들까'를 정하는 기준은 이 두 운동을 통해 알 수 있다.
'포도당'과 '지방' 모두 '에너지 캡슐'로 만들 때 '산소'를 사용하지만, 포도당은 '에너지 캡슐'로 만들 때 지방보다 적은 양의 산소를 사용한다. 유지비 지출과 더불어 온갖 활동에 '에너지 캡슐'을 까야하는 세포의 입장에서 가성비가 가장 좋다. 그렇기에 모든 신체활동에서 '포도당'은 1순위로 에너지 전환 대상이 된다.
'지방'의 경우 많은 양의 산소를 사용함에도 특별한 장점이 있다. 포도당으로 에너지 캡슐을 만들 때 보다 한 번에 더 많은 에너지 캡슐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에너지 생산 비교 : 포도당 1g 당 4kcal, 지방 1g 당 9kcal).
1) 운동하는 동안 벌어지는 신체의 치열한 투쟁
우리가 '웨이트', '헬스'라고 하면 무거운 중량을 달고 '흡!'하고 숨을 멈추면서 들어 올리는 이미지를 쉽게 상상할 수 있다. 방금 상상한 게 '무산소 운동'이다. 상상되는 이미지 속에서 알 수 있듯이 '무산소 운동'은 숨을 참고 산소의 공급을 제한하는 상태로 짧은 순간 폭발적인 에너지를 사용해야 한다.
산소가 공급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포도당'과 '지방' 중 어떤 것이 에너지로 사용될까? 근육세포는 여느 때처럼 유유자적하게 '에너지 캡슐'을 까면서 놀고 있다. 그런데 몸의 주인이 빈 봉에 100kg이 되도록 원판을 꽂고 상체에 올린 다음 스쿼트를 시작한다.
평상시와는 다른 엄청난 중압감에 근육세포는 비상사태가 되고 세포에 비축되어 있던 포도당들을 모두 '에너지 캡슐'로 만들어 열심히 까기 시작한다. 무사히 스쿼트 1set를 끝냈지만, 비축되어 있던 모든 포도당을 다 써버렸다.
근육세포는 이미 사용한 '캡슐 찌그러기'를 모아 재사용해서 다시 '에너지 캡슐'을 생산하지만, 소모되는 '에너지 캡슐'이 압도적으로 많다. 자기도 먹고살아야 하는데 '포도당'을 다 써버린 '근육세포'는 망연자실하다.
뇌는 근육에 포도당이 다 빠져나간 비상상황을 인지하고 평상시보다 호흡을 빠르고 거칠게 하여 순간적인 산소의 공급을 늘리고 '간'에 비축해 두었던 '포도당 덩어리'를 빠르게 '포도당'으로 분해하여 공급하도록 '호르몬'을 분비한다.
약 2분이 흐르고 2set가 시작된다. 역시 산소는 제한적이다. 근육세포는 그나마 지원받은 포도당을 모조리 이용할 수밖에 없다. 역경의 시간이 끝나고 운동이 종료되었다. 그러나, 간과 근육세포에 저장되어 있던 '포도당'이 상당히 줄어들어 있는 상태이다.
몸의 주인이 지쳐있는 몸을 이끌고 러닝머신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은 상태로 걷기 시작한다. 근육세포들은 절망적이다. 몸을 계속 움직이면 기존 유지비보다 더 많은 '에너지 캡슐'을 까야하는데 방금의 무식한 운동으로 이미 '포도당'을 많이 써버렸다. 더 이상 까다가는 자신들의 생존에 위협을 받을 것이다.
뇌도 포도당을 더 소모했다가는 신체의 생존을 위해 필요한 적정 수준의 포도당 농도를 유지하지 못할 것임을 인지한다. '뇌'는 세포로 포도당 공급을 중단하고 지방세포에 지방의 사용을 준비하도록 '호르몬'을 분비한다.
지방은 포도당과 다르게 작은 '유리지방산'으로 분해하여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는데, 그 과정에서 많은 산소가 필요하다. 다행히 호흡을 통해 산소가 안정적으로 공급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제 세포에는 '포도당'이 아니라 '유리지방산'이 공급되어 '에너지 캡슐'로 만들어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간'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대비하도록 다시 '간'과 '근육'에 포도당을 비축하는 '포도당 합성과정'을 진행하게 된다. 우리가 밥을 먹는 이유는 이 과정에 필요한 영양분들을 공급하는 것이다.
2) 다이어트의 원리
'무산소 운동'과 '유산소 운동'을 병행할 경우 신체에서 일어나는 에너지 이용과정에 대해 설명해 보았다. 그런데 여기서 '무산소 운동'을 생략하고 '유산소 운동'만 하게 되면 다이어트의 효능이 있을까?
'유산소 운동'만 하게 되는 경우 근육세포에 충분한 포도당이 저장되어 있는 상태로 운동을 시작하게 된다. 그리고 부하를 느끼지 못할 정도의 자극이라면 세포는 '에너지 캡슐'을 재사용하는 것만으로 충분히 운동을 수행할 수 있다.
그렇기에 근육세포가 저장되어 있는 포도당을 소모할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고, 소모가 된다고 하더라도 바로 지방을 사용하지 않고 '간'을 통해 포도당을 공급받을 수 있다. 물론 이 과정을 거치면 '지방'을 사용할 것이지만 확실히 시간 투자 대비 원하는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그렇기에 대부분 헬스장에서 '무산소 운동' 후 '유산소 운동'을 권장하는 듯하다. 그렇다면 '무산소 운동'은 얼마나 해야 효율적인가? 보통 트레이너 분들은 온몸에 힘이 안 들어갈 때까지 '웨이트'를 시킨다. 단순히 그렇게 해야 운동한 느낌이 들어서는 아닐 것이다.
예를 들어, 다리를 '중량운동'한 경우 다리가 가장 힘들지만 온 몸에 힘이 빠져나가는 경험을 자주 하기 쉽다. 위에서 언급한 에너지 이용과정에서 다리 근육의 포도당이 전부 사용되면 간에서 포도당을 공급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사용하지 않는 다른 근육들에서 포도당을 차출해 다리 근육으로 공급한다.
즉, 힘이 안 들어갈 때 까지 열심히 운동을 했다는 것은 전신의 근육에서 성공적으로 포도당을 소비 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무산소 운동'의 기준은 '힘이 안 들어갈 때까지'가 좋다. 이와 더불어 오랜 기간 상당한 부하를 받은 근육은 자극을 이겨내기 위해 단백질을 많이 공급받아 더 많은 근육세포를 만들어낸다.
당연히 1개의 근육세포가 지칠 때까지 사용하는 에너지량과 10개의 근육세포가 지칠때까지 사용하는 에너지양은 차이가 크다. 근육세포의 증가는 하루에 사용하는 에너지 소모량이 높기 때문에 지방을 짧은 시간에 더 많이 사용할 수 있고 더욱 성공적인 다이어트 효과를 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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