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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실질적인 철학에 대한 접근 방법 (from.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었는가?) 본문

인문학(철학, 심리, 역사 등)

(8) 실질적인 철학에 대한 접근 방법 (from.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었는가?)

C빌런 2022. 5. 25.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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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책을 읽으면 견문이 넓어져 세상을 살아나가는데 필요한 지혜와 지식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아직 구분을 정확히 내리기 어렵지만, 책을 읽다 보니 느껴지는 책의 유용성은 크게 3가지 종류로 나뉘는 것 같다. 첫째는, 노하우와 지식을 바로 실전에 적용해 볼 수 있는 책, 둘째는 선구자들의 삶에 대한 통찰과 경험에 대한 성찰과 분석이 있는 책, 마지막은 우리가 사는 세상의 현상과 이치에 대해 탐구해 이론을 정립하고 검증한 지식을 전해주는 책

 

  첫째가 기술서·설명서, 둘째가 소설·수필·자기 계발서·철학 등이라면, 마지막은 과학 서적이다. 첫 번째 유형의 책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라라는 내용이 적혀있어 목적에 맞게 적용이 편리하다. 세 번째는 과학적 발견과 사실을 배움으로써 인지력을 높이고 세상을 판단하는 근거로 사용할 수 있다.

 

  두 번째의 경우, 사람들의 생각의 다양성에 수용하기도 비판하기도 할 수 있고, 간접경험을 통해 깊은 공감을 할 수도 있다. 가장 주관적이고 비판적인 배움이 많은 책의 유형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철학은 더 그렇다. 애초에 철학에 큰 관심이 있지 않지만 학교 교양수업 때도 그렇고 '뭔 소리하는 거야'라는 생각이 먼저 드는 유형이었다.


「철학에서 깨달음을 얻는 두 가지 방법」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너 자신을 알라'. 다들 한 번씩은 들어봤을 법한 말들이다. 흔히 들었기에 더욱이 진부하고 심드렁한 느낌이었다. '그래 나는 생각하고 존재해 그래서 뭐? 그걸 몰라?', '너 자신을 알라. 멋있네. 써먹어야지' 딱 이 정도가 내 생도 때의 생각이었다.

 

  철학에서 배움은 두 가지의 형태라고 한다. '과정으로부터 배움'과 '결과로부터 배움'이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너 자신을 알라' 누구나 쉽게 수긍하는 이 말들은 결과보다 저 말이 어떤 사고를 거쳐 도출되었는가에 대한 '과정'에서 배움을 얻어내야 한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르네 데카르트'가 살던 시기는 '기독교'와 '프로테스탄트'간 '어떤 것이 진리인가?'에 대한 종교전쟁인 '30년 전쟁'이 있던 시절이다. 데카르트는 서로가 진리라고 주장하는 두 종파의 추잡한 싸움에 환념을 느끼고, '전부 없었던 것으로 하고 확실한 것부터 다시 시작하자'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확실한 것'이란 무엇일까? 눈에 보이는 현실이 꿈인지 환상인지 장담할 수 있는가? 모든 것을 의심하던 데카르트는 '지금 의심하고 있는 나 자신이 있다는 것은 의심할 수 없다'라는 확실한 명제를 찾고 '여기서부터 하나씩 고찰을 해 나가면 신이나 교회에 의지하지 않고 자신의 의지대로 진리에 도달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여기서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말이 탄생한다.

르네 데카르트 사진


「너 자신을 알라」

  '소크라테스'는 당시 그리스 지식인들이 소위 자신이 알고 있다고 착각하고 더 이상 배우지 않는 행태에 대해 비판하였다. 소크라테스는 '무지의 지' 즉, '모르다는 사실을 아는 것' 무지에 대한 자신의 인지야말로 배움의 시작이라고 단언했다. 자신이 모르는 상태임을 인지해야 진정으로 배움의 필요성을 느끼고 욕구를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아는 척만 하고 배움에 대한 열정이 없던 지식인들에 대한 통렬함이 느껴질 만하다.

 

  그러면서 소크라테스는 진정한 배움의 마지막 경지는 '자신이 알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것'이라고 얘기한다. 이는 수많은 깨달음과 통찰을 통해 자신의 무의식 속에 있는 깨달음을 인지하지 못하고 자연스럽게 몸이 반응하는 수준을 이야기한다. 마치 수많은 훈련과 역경을 이겨내고 메달을 따낸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그저 매일 열심히 훈련했을 뿐이에요'라고 말하는 것처럼.

소크라테스 사진


「그래서 뭘 배웠어」

  르네 데카르트가 살던 시대는 지금과 다르게 종교의 '권위'와 '사상'이 엄청난 시대였다. 우리가 대한민국에서 '스타벅스에 돈만 내면 아메리카노를 마실 수 있어(선택의 자유)'라고 당연히 생각하는 것처럼 '하나님을 믿으면 천국에 갈 수 있어', '면죄부를 얻으면 우리의 죄는 삭제되고 천국에서 영생할 수 있어'라는 것이 상식인 시대였다. '상식'에 도전하는 생각 자체만으로도 대단한데(모두가 'Yes'라고 할 때 'No'라는 말이 쉽게 나오는가), 그것에 대한 체계적인 접근법(방법론적 회의)을 생각해 낸 데카르트의 '성찰'을 우리는 배울 수 있다.

 

  나도 그렇고 대부분의 현대인들은 기술과 과학의 발전으로 인해 옛날 사람들보다 현재의 우리가 더 똑똑하고 더 많이 알고 있다는 착각에 빠진다(아 그거! 000 아니에요?, 아 그거 000하는거죠?). '양자역학에 대해 설명하시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을 통한 국제정세에 대해 설명하시오', '카페인 섭취가 생리학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설명하시오', '남녀가 좋아하는 감정은 어디에서 기인하는 것인지 설명하시오', '당신이 누구인지 설명하시오'

 

  고대 그리스 지역에 살던 어떤 사람은 '자신이 모른다는 것을 알았다'라고 한다. 오늘날 사람들이 열광하는 '메타인지'를 수천 년 전의 사람은 이미 깨닫고 심지어 다른 사람들에게 '메타인지'를 깨우치기 위해 노력했다. '너 자신을 알라'라는 유명한 명언을 남기며.

 

방금과 같은 내용들은 내가 책을 읽고 '모두 다 스스로 깨친 것이다!'라고 결코 말할 수 없다. 책에서 나온 내용들에 깊이 공감하고 배우게 된 것들이다(개인적으로 '모르는 것을 안다'라는 대목에 감동했습니다). 이 책은 철학에 접근하기 꺼리지만, 한 번쯤 뭔 소리 하는지 궁금하신 분들에게 좋은 철학 입문서 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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