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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재미로 보는 한국군과 로마군의 연봉 비교 (from. 거꾸로 읽는 그리스 로마 세계사)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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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재미로 보는 한국군과 로마군의 연봉 비교 (from. 거꾸로 읽는 그리스 로마 세계사)

C빌런 2022. 5. 25.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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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학생 때부터 역사를 좋아했다. 왕들의 이름이나 역사적 사건을 달달 외우는 건 싫었지만, 굉장히 의미가 있고 뜻깊다고 생각했던 사건들의 서사와 국가들의 이야기는 흥미로웠다. 그러다 최근에 '간다효 TV' 유튜브를 보면서 깨달은 사실이 있다.

 

  10대 때부터 배워오고 책에서 다루던 역사는 한 국가의 지도자와 국가 자체에 대한 역사일 뿐, 실제 그 시절을 살아갔던 대중과 일반적인 서민들의 삶이 어떤지에 대해서는 거의 배우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간다효님의 책 추천 광고로 인해 '거꾸로 읽는 그리스 로마사'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한국과 로마의 중산층 비교」

  책이 두꺼워서 '이거 또 읽으려면 오래 걸리겠네..'하고 내심 부담되었다. 그러나, 내용이 크게 어렵지 않고 우리의 일상과 비슷하게 행동하고 생각했던 조상들의 이야기가 신기하게도 느껴져서 그런지 어렵지 않게 술술 넘어갔다.

 

  많은 내용들이 있지만 기억에 남는 부분은 당시 그리스 로마 사람들의 수입과 연봉에 대한 이야기였다. 국사책에 보아도 한 줄 정도로만 스쳐지나 가듯 나오거나, 크게 집중하지 않기에 대부분 모르는 부분일 것이다. 그래서 당시의 사람들이 현재와 비교해 어느 정도 수준으로 생활을 유지해 나갔는지는 제법 흥미롭다.

 

  AD 2세기 로마 4인가족이 안락하게 먹고살기 위한 생활수준을(중산층) 유지하려면 연간 '1200 세스테르티우스'가 필요하다고 한다. 당시 일용직 노동자의 하루 일당은 1 세스테르티우스라고 하니, 한 달을 다 채워서 일해도 4인 가족을 부양하기가 굉장히 힘들었다.

 

  해군 장교 출신으로서 당시 로마 군인들과 우리나라 군인들의 연봉도 비교해 보았다. 비교에 앞서 기준을 정하자. 먼저, 우리나라에서는 '중산층'을 기준 중위소득 50% ~ 150%에 속하는 계층을 말한다. 다음은 보건복지부에서 공개한 가구 별 기준 중위소득(100%) 통계자료이다.

22년도 중산층 기준 중위소득

  위 표를 근거로 22년도 4인가구 중산층(100%)의 월소득이 약 500만 원이라고 정의한다. 그러면 연간 6000만 원의 소득을 얻고 있는 것이다.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와 원활한 비교를 위해 'AD 2세기 로마 4인 가구 중산층의 연간 소득 1200세스테르티우스' = '22년 대한민국 4인 가구 중산층 연간 소득 6000만원'이라고 기준을 정의하자.


「한국군과 로마군의 연봉 비교」

한국군 장교 월급

  위에는 22년도 기준 군 장교 표준 월급 표를 나의 경험을 토대로 비교하기 편하게 편집했다. 우리는 로마 군단의 연봉과 비교할 것이기 때문에, 연봉으로 환산해 보자. 먼저, 한국군 대위(지휘관) 월급 300만 원을 기준으로 연봉 3600만 원이지만 전투병과인 함정장교 기준, 각종 수당(항해, 출동, 명절비, 성과상여금 등)을 종합하면 약 5000만 원 정도이다.

 

  로마군단에서는 한국군 대위(지휘관)에 대응하는 직책은 '백인대장'이었다. 로마군단의 기본 전투단위인 '백인대(Centuria)'는 오늘날 한국 육군 보병의 최소 전투부대단위인 '중대'의 개념과 상응하기 때문이다(중대장이라고 보면 되는 것이다). 해군은 '중대장' 직책이 '4급 함정 지휘관(정장)'이다. 그리고 당시 로마군 백인대장의 연봉은 '1만 8000세르테르티우스'이라고 한다.

 

  로마군 백인대장의 연봉을 22년 한국기준으로 환산하면 9억 원이다. AD 2세기의 로마 중산층 4인 가족의 부양액이 1200세트테르티우스인 것을 따져볼 때, 중산층 4인 가족 부양금의 15배의 돈을 1년 안에 버는 '백인대장'은 현대의 한국군 대위(연봉 5000만 원) 보다 굉장히 부유한 직업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같은 방식으로 한국군 병사, 사령부 과장급 참모, 함대사령관과 로마군을 대응해서 비교해 보면 다음과 같다.

고대 로마군과 한국군의 연봉 비교

  2세기 로마의 '군단병'은 4인가족을 충분히 부양 가능한 '중산층'이었음이 보인다(로마의 군단병 소득 수준은 22년도 한국군 대위보다 많다). '수석 백인대장'은 군단 지휘부 회의에 참가 가능한 직책으로 사령부 과장급 참모(중령)와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여 비교했다. '수석 백인대장'은 오늘날 한국군 기준으로 환산하면 '연봉 36억 원'의 중령이며, 군단장은 '연봉 약 99억 6천만 원'의 소장이다.

 

  로마군에서는 한국군에 비해 지위가 높아질수록 연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말도 안돼는 소득을 이해하기 위해 이유를 생각해 봤다. 로마 시대는 군에 대해 명예롭게 생각하는 문화 풍토와 활발한 정복활동 및 광활한 영토방위 측면에서 봤을 때, 군의 가치가 오늘날보다 더 높지 않았을까 생각도 해봤다.

 

  그리고 고대에는 현대사회에 비해 신분차이로 인해 상류층 진입이 거의 불가능했다. 이것으로 인해 대부분의 '중산층'과 '빈곤층(노예)', 소수의 '상류층'의 사회구조(비정규 분포 곡선 형태)를 만들어내면서 극단적인 부의 편중을 만들게 된 것이 아닐까싶다.

비정규 분포 곡선

 더불어 고대 그리스-로마 시대의 '평균수명' 역시 연륜이 쌓인 인적자원에 대해 고평가 하게 되는 원인이라고도 생각했다. 그리스 로마 시대에는 기대수명이 20 ~ 30년으로 추정된다(전체 출생인구의 50%가 5세 정도에 죽었고, 3분의 2가 30세, 80%가 50세에 사망한다. 오직 10%만이 60세를 넘어 살아남았다).

 

  또한 현대사회에 비해 더 많은 전쟁을 치르던 로마 군인은 사망률이 더 컸을 것이다. 숱한 전투에서 살아남은 '백인대장(최소 15년 이상 근무)'과 그 이상의 지휘관들은 분명 그만큼의 연봉의 가치가 있으리라 평가받았을 것이다.


  책에서는 그리스 로마시대 사람들의 경제적 수준뿐 아니라 애완동물은 무엇을 길렀는지?, 위생은 어떻게 관리하고 다녔는지?, 오늘날 축구팀의 광팬들처럼 열렬한 악성 팬들이 있었는지? 등 우리의 삶에 밀접한 그들의 삶을 보여주고 있다. 항상 지도층과 국가 단위의 역사에 식상하신 분들이라면 좀 더 친숙한 일반 대중들의 이야기를 통해 역사에 대한 흥미를 환기하실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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