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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IQ가 높으면 뭐가 좋아? (from. 지능의 역설)

C빌런 2022. 5. 25.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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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은 남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관심이 많다. 자신이 누구인지, 자신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는지에 대한 객관적인 지표로 알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최근 MBTI에 열광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그리고 지금 MBTI가 유행하는 것처럼 내가 초등학생 저학년이던 시절 나를 나타내는 하나의 지표로서 IQ 테스트가 유행할 때가 있었다. 대한민국의 어머니들은 항상 자식 교육에 관심이 많으시지만, 당시에도 어머니들의 자식 교육열에 대한 열정은 어마어마했었고, 그런 시기에 유행했던 게 IQ 지수에 편승한 ‘영재교육’이었다.

iq테스트
<네이버에 검색하면 나오는 IQ 무료테스트>

  어릴 때, 영재 소리 들을 정도로 높지 않았지만 나름 높게 나왔던 IQ 수치에 뭔가 스스로 뿌듯해하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 보면 IQ가 높다고 해서 내 인생이 특별나게 좋지는 않았다. 흔히 IQ가 높다면 똑똑하고, 사리 분별 잘하고, 공부도 잘할 것 같은 이미지를 가진다. 정말 IQ가 높으면 똑똑할까? IQ가 높다는 것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지능(IQ)이 뭐야?」

  지난 칼럼(욕망의 진화 칼럼)에서 인간은 수백만 년의 진화 과정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달한 심리 기제를 가지고 있음을 확인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지능(IQ)’ 역시 그런 진화에서 살아남기 위해 사용한 하나의 도구로서 발달되었다. 그럼 정확히 ‘지능’은 무엇에서 살아남기 위해 만들어졌을까?


  ‘지능’에 대해 설명하기 전에 ‘사바나 원칙’이라는 진화심리학 이론을 이해해야 한다. 우리 조상 인간들이 살던 고대 환경을 상상해 보자. 모든 생물의 궁극적인 목표는 ‘생존과 번식’이다. 조상 인간들이 혼자 살아남기에는 주변의 환경은 혹독했다. 언제든지 목숨을 위협하는 맹수와 독초, 인간보다 빠르게 도망치는 사냥감들. 그러기에 조상 인간들은 공동체를 만들어 같이 협력하며 서로의 생존을 보장했다.

 

  공동체는 구성원들의 결속력이 높을수록 개인의 생존도 더 높아졌을 것이다. 그렇기에 서로 친해지기 위한 노력이 필요했고(배려, 진심 어린 대화, 힘들 때 도움, 정보 공유, 공동 사냥, 먹이 공유 등), 공동체와 구성원에게 피해를 끼치는 구성원들을(사기, 강도, 거짓말 등) 색출하여 배제해야 했으며, 이런 공동체의 보호 아래 매력적인 이성과 짝을 맺어 자손들의 생존성도 보장되었을 것이다.


  방금의 설명이 1만 년 전까지 조상 인간들의 일상이었다. 이렇게 변화 없는 환경에서 수백만 년의 삶을 유지해 왔으며, 자연스레 다른 사람과 어떻게 친해질 수 있는지, 거짓말하는 사람은 어떻게 식별(의심) 하는지, 매력적인 이성을 어떻게 유혹하는지와 같은 문제에 대한 해결 도구(심리 기제)들이 만들어졌다. 이처럼 우리 조상들의 환경에서 일상적으로 펼쳐진 문제들을 해결하는 자연스러운 기제들을 ‘사바나 원칙’이라고 한다.


  그러나, 큰 변화가 없는 조상 인간들의 삶에서도 누구도 예기치 못한 일들이 발생하곤 했다. 지독한 가뭄으로 인해 동물들이 사라지고, 더 이상 충분한 과일이나 곡물을 얻지 못하게 되거나, 엄청난 폭우로 홍수가 발생하여,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경우와 같은 일들이 발생한 것이다. 조상들은 새로운 상황에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생각하고 추론하여 결정을 해야 했다. 그렇게 진화론적으로 예외적이고 우발적인 특정한 문제(상황)에 대응하는 심리기제로서 ‘지능’이라는 것이 발달하게 된 것이다.


「지능이 높은 사람들의 특징」

  사바나 원칙에 따르면 지능이 낮은 사람일수록, 인간의 역사에서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문제를 잘 이해하고 대응하지만 새로운 문제들에는 대응을 못하는 경향이 크며, 지능이 높은 사람일수록 새로운 문제를 잘 이해하고 대응하는 경향이 있는 것이다. 즉, 지능이 높은 사람들은 조상 환경에 없었던 새로운 기호와 가치관을 가지기 쉬웠다. 그럼, 우리 삶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지능의 차이를 보여줄까?

 

  첫째로, ‘학업의 성취’, ‘수입’, ‘경제적 성공’ 같은 것들에서 나타난다. 1만 년 전, 농경을 시작으로 사회는 변했으며 특히, 오늘날은 ‘메타버스’, ‘AI’ 등 전혀 새로운 기술혁신이 일어나는 급진적인 사회에서 살고 있다. 이런 변화가 많은 사회에서 지능이 높은 사람일수록 조상 인간들의 삶에는 없었던 대학이라는 지성 기관과 학문 같은 것에 더 관심을 가지고 이해를 잘하며 학업의 성취도가 높다. 쌓은 학업의 성취가 높을수록 고연봉의 직업을 가질 확률이 높아지기에 경제적으로 부유한 경향이 있다.

 

  둘째로, 지능이 높을수록 ‘신을 믿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 통계를 통해 보이는 이러한 경향은 마치 조상 인간들이 살던 환경에서는 신을 믿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것처럼 말하는 듯하다. 이것은 지난 칼럼(어둠이 무섭고 미래가 불안한 이유)에서 설명했던 ‘1종 과오’를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오류관리이론
< 오류관리이론과 '1 종 과오 '>

  ‘1종 과오’는 미지의 힘이 존재할 것이라고 추론하고 거기에 대해 경계하고 긴장하는 심리기제이다. 조상 인간들이 살던 수십만 년 전 어느 날 갑자기 벼락으로 인해 숲이 불타고 터전을 잃어버리는 일이 발생했다. 또는 아무런 징조 없이 폭우로 인한 홍수가 발생하여 많은 구성원들이 휩쓸려 죽음을 당했다. 우리의 발달한 심리 기제(1종 과오)는 이런 사건들을 ‘생명이 없는 물체에 의한 우연함 힘’이라기보다 ‘생명이 있는 존재(초자연적인 대상)의 의도적인 힘’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진화심리학에서는 ‘종교’가 이런 1종 과오의 심리기제에서 파생된 부산물이라고 해석한다. 과거 조상 인간들의 신앙(초자연적인 존재에 대한 믿음)은 자연스러운 일이었으며, 신의 존재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는 것은 새롭고 기묘한 일인 것이다.

 

  셋째로, 지능이 높은 남성일수록 ‘한 사람만 사귀는 경향’이 강하며, 여성에게는 그런 경향이 없다. 세계 전통사회의 혼인제도에 대해 조사한 결과 대부분의 사회에서 ‘일부다처제’(83.39%)를 취했으며, ‘단혼제’(16.14%)는 일부에 그쳤다. 이를 통해, 조상 인간의 번식환경 역시 ‘일부다처제’가 주로 이루어졌음을 짐작할 수 있고, 인간의 진화사에서 자연스러운 일임을 알 수 있다.(동물 수컷/암컷이 성적 이형성(암컷/수컷의 체격차이)의 증거도 있지만 설명은 생략). ‘지능’이 높은 남성이 배우자를 1명만 두는 것은 진화의 관점에서 새로운 것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여성에게는 ‘단혼’을 하건 ‘일부다처제’를 하건 배우자 남성은 1명이었기에 진화의 관점에서 새로운 것이 아니었다.

 

  어찌 보면, 지능이 높은 사람들이 바람직한 특성들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지능이 높다는 사실이 모든 면에서 바람직한 인간임을 나타내지는 않는다. 지능이 높을수록 ‘술’과 ‘담배’, ‘약물’에 중독되기 쉽고, 조상 환경에서 자연스럽게 했던 ‘출산’과 ‘육아’를 하지 않아 ‘번식’에 실패하는 경향이 크다.


「지능은 사람이 가진 자질 중 하나일 뿐...」

  지난 칼럼에서도 소개했던 책 「지능의 역설」에는 내가 위에서 언급한 근거들에 대한 자료와 내용들이 수록되어 있다. 책의 저자는 지능(IQ)에 관련된 잘못된 통념들을 정정하고, 비판함으로써 ‘지능’은 ‘운동능력’, ‘사교성’과 같이 인간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특질 중 하나뿐임을 강조한다. 우리가 MBTI에서 특정한 성격유형이 우월하고 열등한 지 나누지 않듯이, 지능이 사람의 가치를 나타내지는 않는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며 ‘지능의 역설’을 읽기를 추천한다.

 

 

 

(3) 어둠이 무섭고 미래가 불안한 이유 (from. 우울할 땐 뇌과학, 지능의 역설)

나는 귀신의 존재를 믿지 않지만, 막상 가로등이 없는 어두운 골목길을 마주하면 쉽게 발걸음이 때 지지 않는다. 특히, 적막하고 어두운 골목길을 걷다가 주변의 조그만 소리에도 흠칫 놀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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